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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기록

[라멘맛집] 아부라소바 (油そば 東京油組総本店)

직역하면 기름국수. 척들어봐도 부담스러운 이름때문에 뭐지 싶었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전혀 기름지지 않고 맛있다. 오히려 종류에 따라서는 라멘보다 덜 느끼하다. 아주 좋은 비유로 읽었던 댓글이 있었는데 맛은 전혀 다르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나라의 짜장면을 떠올리면 쉬울것 같다. 비벼서 먹는 꾸덕꾸덕한 면요리의 그 느낌을.

 

처음 아부라소바를 접한 건 신주쿠에 살던 시절 묵직한 면요리가 먹고싶어서 평점좋은 가게를 찾아가서 먹었었다. 꽤 나쁘지 않은 맛이었기에 아부라소바에 대한 마음을 열어두고 있었는데 얼마 후 회사 바로 앞에 이 가게가 생겼고 줄을 서서 먹어보니 이전에 먹었던 것보다 훨씬 맛있어서 아 이게 아부라소바구나! 완전 좋잖아! 라고 느꼈다.

 

그 이후에는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체인점이 상당히 많은지 이사온 집 근처에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국물이 있는 라멘을 좋아하기 때문에 약 1년간 존재만 알고 한번도 간 적이 없었는데 최근에 라멘을 너무 많이 먹어서 가끔은 국물 없는것도 괜찮지..싶어서 오랜만에 찾아갔다.

 

 

이번에 주문한 것은 아부라소바 대짜와 스페셜토핑 B.
더 비싼 스페셜토핑B를 주문해봤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A가 더 좋다.

 

 

왠걸,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너무 맛있었다.

느끼하다거나 기름지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고 담백하고 적당히 짭쪼롬한, 올라가있는 계란의 맛도 잘 느껴지는, 표현력이 부족해서 어떻게 맛을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찰지게 입에 잘 달라붙는 맛이었다.

 

스페셜토핑 A와 B의 차이는 차슈 두장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인데 차슈는 잘 눌러놓은 머릿고기 같은 맛으로 맛이 없는 건 아닌데 토핑 A의 무려 두배에 가까운 돈을 내고 먹겠느냐.. 하면 그정도는 아닌 것 같다.

토핑 없이는 먹어본 적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토핑 A로도 충분한 것 같다. 토핑 A 추가해서 1060엔이면 가격도 납득할 만하고..

 

많은 라멘가게가 그렇듯이 테이블 앞에 여러가지 조미료가 넣어져 있는데 앞에 적혀있는 맛있게 먹는 법에 따르면 취향에 따라 식초나 라유를 몇바퀴 둘러서 먹으라고 적혀있다.

나는 처음에는 그냥 먹다가 조금 슴슴한듯 해서 라유를 몇바퀴씩 추가해가면서 먹었는데 이것도 맛에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먹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뒤늦게 잘게 썰은 양파를 줬는데 이것 역시도 조금씩 얹어서 먹으면 살짝씩 양파의 알싸한 맛이 올라오므로 취향에 맞게 추가해서 먹으면 맛있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토핑추가 안하면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니니까 종종 찾아가도 좋을 것 같다.

 

 

다 비비고나면 이런느낌.
꾸덕꾸덕함이 느껴진다.
매운맛을 추가하는 양념과 양파,식초,라유가 갖춰져있다.
면의 양과 관계없이 가격이 통일인 것은 장점일수도 단점일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