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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일상기록

[일본일상] 2023년 5월 마지막주 주말 기록

6월이 됐다.

으아. 6월이 됐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생활을 시작하고 첫 번째 6월에 지독한 일을 겪어서 그런지 매년 6월이 되면 항상 기분이 우울했었기 때문에 6월이 다가오면 걱정부터 된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자고 마음먹고 6월을 맞이했고 4일이 지난 지금, 아무런 이상 없다. 아니 오히려 좀 갑작스레 기분 좋아서 텐션이 오르는 때가 많다.

 

 

해질녘 방 한쪽 벽이 노을색으로 물드는 걸 좋아한다. / 인스타툰 준비중인 캐릭터. 나름 마음에 들어서 일단 저걸로 시작하려고 하는 중.

 

 

휴가는 아니었지만 금요일에는 지각메일을 보내두고 아침일찍 운전면허 갱신을 하러 다녀왔다. 엄청난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이었는데 아침에는 그나마 비가 적게 내렸던 것 같다.

비도 오고 이른 아침이니 사람이 적겠거니 싶었는데 업무시작 시간인 8시 30분 이전에 왔는데도 엄청난 대기열이었다. 나는 다행히도 저번주에 바로 창구로 가도 되도록 서류가 준비되어 있어서 시간을 한참 절약할 수 있었다.

 

 

업무시작 전인 8시 20분에 왔는데도 줄이 길었다. / 다행히 분실창구에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1번 표를 받았다.

 

 

접수를 하고 창구들을 돌라며 차례차례 안내를 해줬는데 맨 처음에 수수료부터 지불을 해야했다.

여기서 꽤 재미있었던 게 수수료 창구가 총 세 개로 두 개는 현금창구였는데 현금창구에 줄이 너무 길어서 나는 3명 정도만 기다리고 있는 카드창구로 갔다. 그런데 카드창구로 갔더니 현금으로 계산해도 된다고 한단다. 뭥미.. 현금창구에서 줄 서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한순간에 바보로 만드는.. 어쨌든 나에게는 이득이었다.

 

 

수수료(5300엔) 내고 1번창구에서 심사결과 받으라더니 5번창구에서 날 부르더라..시력검사는 구멍뚫린 그림 세개만 물어보고 끝내더라..일처리 참..
기다리는 동안 읽으려고 가져간 책에 마음에 드는 문구가 있었다.

 

 

시력검사까지 꽤 빠른 시간에 끝나서 금방 갱신하고 돌아갈 수 있겠구나 싶었더니 복병이 숨어있었다. 안전교육? 같은걸 두 시간을 받아야 했다. 맨 처음 서류접수할 때 두 시간짜리 코스라고 했는데 전체 두 시간이 아니라 이 교육만 두 시간이라는 말이었다.. 심지어 난 시력검사까지 꽤 빨리 끝났는데 교육시간은 정해져 있어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난 가장 뒤편에 앉은 데다가 교육하시는 분 말투가 심히 알아듣기 어려워서 조금 듣다가 포기했다..

 

어쨌든 고역의 두 시간 교육을 마치고 드디어 갱신된 운전면허!!

아마 별로 쓸 일도 없이 또 다음 갱신해야 하는 3년이 흐르겠지..ㅠㅠ

 

 

(오른쪽)강습을 받고나면 강습수료 도장을 찍어준다
강습이 끝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기 때문에 또 줄을 한참 서서 면허증을 받아야한다..
그린 면허증에서 블루 면허증으로 레벨업!

 

 

토요일에는 늦게 일어나서 탄멘먹고 오랜만에 서점에 들렀다.

작은 동네서점인데도 만화책코너는 꽤 알차게 꾸며져 있는데 문득 수많은 모르는 만화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여기 있는 수많은 모르는 만화들을 그리는 작가들이 유명한 만화가가 되기 위해,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기 위해서 하루하루를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갈까. 더군다나 이 나라는 누구도 부정할 여지가 없는 세계 최고의 만화강국. 그런 나라에서 만화가로 살아남는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각오가 필요한 일일까..

 

나는 언제나 같은 꿈을 꾸어왔고 그걸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그게 무엇인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고 그걸 명확하게 해내야만 확실하게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치열한 현장으로 뛰어들어갈 굳건한 각오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같은 나의 게을러빠진 생활로는 도저히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걸 안다면 차근차근이라도 더 부지런히 살아야 할 텐데.. 쉽지가 않아서 걱정이다.

올해 안에는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부지런해져야지.

 

 

작은 서점이지만 구미를 당기는 책들이 알차게 들어차있다. 아직 일본어 책을 막 사버릴 용기는 없지만..
AI그림이 화제라는 건 알고있지만 벌써 가이드북까지 나왔을 줄은..
만화대상을 받은 작품까지 모르는 만화들 투성이지만 샘플만 살펴봐도 엄청난 노고가 들어간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본와서 처음으로 산 게임잡지와 요즘 애니메이션화로 화제를 끌고있는 최애의 아이 1권을 구매했다.

 

 

서점에 다녀와서 젤다와 운동을 하고 나니 하루가 끝나버렸다..

일요일도 늦게 일어나서 간단하게 청소하고 아부라소바 먹고 와서 젤다하다가 운동 다녀와서 야식 먹으면서 게으름 피우다 보니 또 하루가 끝나버렸다..

 

자꾸 이렇게 먹게 되다 보니까 다이어트일기를 좀 자주 써보고자 글을 올렸고..

그 외의 다른 게으름은.. 의식하면서 천천히 고쳐나가야겠다.

쉽지 않다 정말..

 

6월 이제 시작이다! 힘내자!

 

 

운동을 해봤자 먹으면 말짱 도루묵..